2025/05/08
한때 '박스오피스의 제왕'으로 군림했던 쩐 타인(Trấn Thành) 과 리하이(Lý Hải) 가 2025년 들어 예상치 못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대규모 제작비와 스타 캐스팅으로 무장한 신작을 들고 나왔지만, 더 이상 ‘성공의 공식’은 통하지 않았다.

쩐 타인은 <보 자(Bố Già)>, <냐 바 누 (Nhà Bà Nữ)>, <마이(Mai)> 등으로 수차례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우며 ‘무패 감독’의 명성을 얻었지만, 올해 <Bộ Tứ Báo Thủ>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명절 시즌이라는 전략적 개봉 시기, 화려한 배우진, 대규모 홍보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많은 이들이 영화의 이야기 흐름이 단절돼 있고, 특유의 유머도 중심 플롯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쩐 타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감성적인 메시지 전달도 이번에는 억지스럽다는 지적을 받았다.
리하이는 <Lật Mặt 8: Vòng Tay Nắng>를 통해 ‘30/4 시즌’이라는 황금 개봉 시즌을 노렸지만, 관객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액션과 가족, 감동을 버무린 기존 공식은 이제 식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캐릭터와 플롯 구성 면에서도 깊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특히 주인공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들의 부진은 단지 작품 완성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이들이 극장가의 ‘룰 메이커’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시장을 독점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쩐 타인의 작품과 같은 시기에 개봉한 투 짱(Thu Trang)의 <Nụ Hôn Bạc Tỷ>는 스타 배우도, 대규모 홍보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감동과 호감을 얻으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리하이의 경쟁자였던 빅터 부(Victor Vũ)는 <Thám Tử Kiên: Kỳ Án Không Đầu>로 기존 베트남 영화 시장에 없던 탐정·스릴러 장르를 선보이며 반향을 일으켰다. 고전적인 추리극에 정통 배우들의 연기력, 적절한 긴장감과 미스터리 전개가 더해지면서, 개봉 초반은 느렸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력한 관객 반응과 흥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베트남 영화 산업의 전환점을 예고한다. 반복되는 로맨틱 코미디나 감동 스토리만으로는 더 이상 관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빅터 부의 작품처럼 장르 다양화, 새로운 시도,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젊은 관객층은 더 이상 전통적인 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으며, 감동과 재미 외에도 참신함과 세련된 구성, 완성도 높은 연출을 기대하고 있다.
2025년은 베트남 영화계가 ‘변화’를 요구받는 해다. ‘왕좌의 교체’는 이미 시작되었고, 진정한 승자는 관객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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