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5
베트남 증권시장이 다시 대형 IPO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최근 디엔마이싼 투자 주식회사 DMX(CTCP Đầu tư Điện Máy Xanh)가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로부터 약 1억 8,000만 주를 주당 8만 동 (약 4,500원)에 공모하는 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IPO를 통해 DMX는 약 14조 동 (약 8천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이는 최근 수년간 베트남 증시에서 가장 큰 IPO 중 하나로 평가된다.
DMX는 IPO 이후 정관자본을 약 11조 동 (약 6천억 원)에서 약 12.8조 동 (약 7천억 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는 약 102.4조 동 (약 5.8조 원)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라면 상장 이후 VN30 지수 편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문에 따르면 DMX의 상장은 2026년 8월로 예상된다.

DMX의 IPO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디엔마이싼은 베트남 대표 소매그룹 모바일월드 계열의 전자제품 유통 브랜드로, 베트남 소비시장의 대중성과 성장성을 상징하는 기업 중 하나다. 과거 베트남 IPO 시장이 국영기업 민영화나 금융회사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소비재·유통·서비스 기업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DMX 외에도 앞으로 여러 대형 IPO가 예정되어 있다. LPBS는 약 4.3조 동 (약 2,400억 원) 규모의 IPO를 계획하고 있으며, 베트남 인기 프로그램 “Anh trai say hi” 제작사인 닷비엣VAC (DatVietVAC), 하이랜드커피 (Highlands Coffee) 등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은 아직 구체적인 IPO 시기와 조달 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베트남 증시는 지난해부터 이미 대형 IPO 흐름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빈펄 (Vinpearl), TCBS(테크콤증권), VPBankS(VP은행증권), VPS(VPS증권), GELEX Infra(젤렉스 인프라) 등이 새로운 상장 후보 또는 IPO 기업으로 시장에 등장하면서, 오랫동안 이어졌던 “새로운 우량 종목 부족” 현상이 완화되기 시작했다.
기사에서는 현재 베트남 증시가 “3차 IPO 물결”을 맞고 있다고 설명한다. 베트남 증권시장 역사에서 첫 번째 IPO 물결은 2007~2009년이었다. 베트남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대외 개방과 자본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IPO가 활발해졌다. 당시 VN-Index는 처음으로 1,200포인트에 근접했지만, 이후 급락을 경험했다.
두 번째 IPO 물결은 2017~2018년에 나타났다. 이 시기에는 대형 국영기업 민영화와 주요 민간기업의 상장이 이어졌고, IPO를 통한 총 조달 규모가 약 100조 동 (약 5.7조 원)을 넘어섰다. 당시 VN-Index도 약 10년 만에 다시 1,200포인트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2019년 이후에는 국영기업의 IPO 활동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재 진행되는 세 번째 IPO 물결은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 이번에는 국영기업보다 민간기업과 대기업 계열사의 분사 상장이 중심이다. FIDT 투자리서치 부문장 부이 반 후이 (Bùi Văn Huy)는 1차 IPO 물결이 전통 국영기업의 최초 상장, 2차 IPO 물결이 국영기업 민영화와 정부 지분 매각이었다면, 3차 IPO 물결은 민간기업 IPO와 대기업 계열사 스핀오프가 중심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TCBS(테크콤증권), VPBankS(VP은행증권), LPBS(LP은행증권), VPL(빈펄), DMX(디엔마이싼), BHX(바익호아싼), 롱쩌우 (Long Châu), GELEX Infra(젤렉스 인프라), 타코 오토 (Thaco Auto), 호아팟 농업 (Nông nghiệp Hòa Phát) 등이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모기업에서 분리되어 상장되는 구조다.
이 변화는 베트남 자본시장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과거 IPO에서는 국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재정적 수익을 직접 얻는 구조가 많았다. 반면 이번에는 민간기업이 자금을 조달해 사업 확장에 사용하는 구조가 중심이다. 즉, IPO 자금이 국고로 들어가기보다 기업 내부 성장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차이는 업종 다양성이다. 이번 3차 IPO 물결에서는 바익호아싼 (Bách Hóa Xanh), 디엔마이싼 (Điện Máy Xanh), 하이랜드커피 (Highlands Coffee), 롱쩌우 (Long Châu), 골든게이트 (Golden Gate), TH 트루밀크 (TH True Milk), 닷비엣VAC (DatVietVAC), F88 등 베트남 대중 소비와 밀접한 기업들이 대거 상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는 베트남 주식시장이 은행·부동산·증권 중심에서 소비·유통·엔터테인먼트·헬스케어 등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신호다.
시장 환경도 IPO 재개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 VN-Index는 약 1,900포인트 부근의 역사적 고점권에 있으며, 베트남 증시는 FTSE Russell로부터 2차 신흥시장으로의 승격을 확인받은 상태다. 시장의 위상이 높아지면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이 개선되고, 대형 IPO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도 강화될 수 있다.
제도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시행령 245/2025/NĐ-CP는 주식 공모와 상장 절차를 크게 단축한 제도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IPO 이후 상장까지 90~120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새로운 규정에서는 IPO와 상장 절차를 더 긴밀하게 연결해 약 30일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다만 3차 IPO 물결에는 새로운 부담도 존재한다. 부이 반 후이는 이번 IPO 사이클이 이전 두 차례와 달리 금리가 쉽게 낮아지기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1차와 2차 IPO 물결은 초기에는 비교적 완화적인 금리 환경에서 진행됐지만, 현재는 금리가 이미 오른 상태이고 추가 인하 여지도 제한적이다. 이는 기업가치 평가와 시장 유동성에 더 빠르게 압력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번 IPO 물결의 규모는 매우 야심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3차 IPO 물결의 전체 규모가 과거 두 차례의 IPO 물결을 합친 것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구조적으로 자본 수요가 큰 상황에서, 대형 IPO가 잇따라 나오면 시장의 자금 흡수 능력이 중요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긍정적인 점은 베트남 증권시장의 규모와 유동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는 것이다. 투자자 기반도 확대됐고,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FTSE Russell의 신흥시장 승격 확인은 베트남 자본시장이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대형 민간기업들이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IPO가 성공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소비재·유통·엔터테인먼트 기업은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상장 이후에는 수익성, 성장률, 현금흐름, 시장점유율, 경쟁 구도 등을 더 엄격하게 평가받게 된다. 특히 고평가 논란이 생길 경우 상장 초기 주가 흐름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이번 3차 IPO 물결은 베트남 증시의 구조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신호다. 과거 베트남 증시가 은행, 부동산, 국영기업 민영화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베트남 내수 소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디엔마이싼, 바익호아싼, 롱쩌우, 하이랜드커피 같은 기업들은 베트남 소비자의 일상생활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한국 투자자나 기업에게도 시장 이해의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결국 DMX의 약 102.4조 동 (약 5.8조 원) 가치 평가와 대형 IPO 추진은 베트남 증시가 새로운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상징적 사건이다. 다만 이번 물결이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높은 시장 기대감뿐 아니라 상장기업의 실적, 투명한 정보공개, 합리적인 공모가, 충분한 유동성, 그리고 투자자 신뢰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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