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2
베트남에서 2026년 7월 1일부터 기준급여가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법령 161/2026/NĐ-CP에 따라 기준급여는 월 234만 동 (약 14만 원)에서 253만 동 (약 15만 원)으로 올랐다. 이 조정은 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 정책 대상자의 소득과 복지 수준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보험료 부담 증가라는 현실적인 비용 문제로 이어진다.
이번 기준급여 인상이 모든 기업에 동일한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사회보험료 납부 상한이다. 베트남에서는 기준급여가 오르면 사회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임금 상한도 함께 올라간다. 이미 상한선에 도달했거나 그 이상을 받는 고소득 근로자의 경우, 기업과 근로자 모두 더 높은 금액을 기준으로 사회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고급인력, 관리자, 전문직, 기술직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인건비 상승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Manpower Vietnam의 당 응옥 투 타오 (Đặng Ngọc Thu Thảo) 아웃소싱·파견서비스 부문장은 하노이, 호치민시, 주요 경제 중심지에서 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봤다. 이들 지역은 임금 수준이 높고, 관리직·전문가·기술인력 비중이 큰 기업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즉 기준급여 인상은 단순히 공공부문 임금 조정에 그치지 않고, 민간기업의 인사비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제도 변화다.
Manpower Vietnam은 여러 업종의 수백 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기준급여 인상 이후 기업들이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인력 운영의 유연화, 둘째는 AI와 자동화 투자 확대, 셋째는 조직 재편과 인력 구조조정이다. 방향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비용을 통제하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첫 번째 대응은 더 유연한 인력 활용이다. 인건비가 오르면 기업들은 장기 정규직 채용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외주, 프로젝트 기반 고용, 인력공급업체 활용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고정비를 줄이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방식이다. 특히 경기 변동성이 큰 업종에서는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는 구조가 비용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
ManpowerGroup의 2026년 3분기 채용 동향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채용 전략 변화가 나타났다. 많은 기업이 하노이와 호치민시 같은 고임금 대도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건비가 더 경쟁력 있는 지방으로 채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동시에 원격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도 계속 선호되고 있다. 이는 베트남 노동시장이 지리적으로 더 넓어지고, 근무 방식도 더 유연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기업은 더 낮은 비용으로 우수한 인력을 찾을 수 있고, 지방 근로자는 대도시로 이주하지 않고도 좋은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원격근무가 확산되려면 업무관리 시스템, 성과평가 방식, 커뮤니케이션 문화, 보안 체계가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
두 번째 대응은 AI와 자동화 투자 확대다. 인건비가 오르면 기업은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하거나, 반복업무를 기술로 대체하려 한다. 베트남에서도 AI, 자동화, 디지털 관리 플랫폼이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기업 운영의 핵심 수단으로 들어오고 있다. ManpowerGroup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기업의 약 75%가 지난 1년 동안 AI가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AI는 데이터 처리, 업무 자동화, 정보 분석, 경영전략 수립 지원 등 여러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응대, 문서처리, 회계보조, 재고관리, 인사관리, 마케팅 분석 같은 반복적이고 데이터 기반의 업무는 AI와 자동화 도구를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업무량 증가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베트남 기업들이 AI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단순히 인건비 절감 때문만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생산성 향상, 의사결정 속도 개선, 데이터 기반 경영, 고객 경험 개선과도 연결된다. 특히 수출기업, 금융, 유통, 물류, 제조업, 교육서비스, 콜센터 운영 기업은 AI와 자동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서비스 품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AI 도입은 사람을 단순히 줄이는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업무 재설계다. 반복적이고 저부가가치 업무는 자동화하고, 사람은 고객관리, 기획, 품질관리, 문제해결, 영업, 기술개발처럼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 집중하도록 조직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 재교육과 디지털 역량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세 번째 대응은 조직 재편이다. 인건비가 상승하면 기업은 기존 인력구조를 다시 검토하게 된다. 어떤 부서가 실제 매출과 경쟁력에 기여하는지, 어떤 업무가 중복되어 있는지, 어떤 직무를 자동화하거나 외주화할 수 있는지를 따진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단순히 인원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더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내는 구조를 만들려 한다.
ManpowerGroup의 2026년 3분기 채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부터 9월까지 채용을 늘릴 계획이 있는 기업은 49%였다. 여전히 절반 가까운 기업이 채용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 비율은 전분기보다 크게 낮아졌다. 반대로 인력을 유지하거나 줄이려는 기업의 비중은 늘어나는 흐름이다. 이는 기업들이 비용 압박 속에서 훨씬 더 신중하게 채용을 결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채용의 방향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 확장에 맞춰 인원 수를 늘리는 방식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를 뽑을 것인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매출 창출, 생산성 향상, 기술 경쟁력, 고객 확보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직무를 우선 채용하려 한다. 동시에 기존 직원 교육과 역량 개발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내부 교육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역량, AI 활용 능력,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관리, 리더십, 원격협업 능력은 베트남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신규 채용 비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기존 인력을 재교육해 새로운 업무에 투입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기준급여 인상은 일부 기업에는 비용 부담이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소비 회복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공공부문과 정책 대상자의 소득이 늘어나면 가계 소비 여력이 커지고, 이는 내수시장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베트남 경제가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장기적으로는 수요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베트남 노동시장은 앞으로 더 유연해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정규직, 외주, 프로젝트 계약, 파견, 원격근무, 하이브리드 근무, AI 기반 업무 자동화를 조합해 인력을 운영할 것이다. 근로자도 한 회사에 장기간 고정되는 방식뿐 아니라, 프로젝트형 업무, 원격 일자리, 디지털 기반 프리랜서, 전문직 계약 등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한국 기업이나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변화는 중요하다. 베트남은 여전히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으로 매력이 크지만, 저임금만을 전제로 한 사업모델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임금과 사회보험 비용이 오르면 기업은 더 높은 생산성, 더 나은 자동화, 더 정교한 인사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베트남 사업의 경쟁력은 이제 단순한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특히 제조업체는 자동화 설비, 생산관리 시스템, 품질관리 디지털화, 숙련공 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유통·서비스업체는 AI 고객응대, 재고관리, 수요예측, 매장 운영 효율화를 고민해야 한다. 금융·보험·교육업체는 데이터 기반 고객관리와 디지털 상품 설계가 중요해질 수 있다.
또한 기업들은 사회보험료 상승을 단순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인재 유지 전략과 연결해 볼 필요가 있다. 베트남의 젊은 근로자들은 급여뿐 아니라 복지, 성장기회, 유연근무, 조직문화, 기술교육을 중시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무리하게 인력을 줄이기보다, 핵심인재를 유지하고 생산성이 낮은 구조를 개선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번 기준급여 인상은 베트남 기업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앞으로의 경쟁은 낮은 인건비에 의존하는 기업이 아니라, 인력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AI와 자동화를 활용하며, 조직을 효율적으로 재편하는 기업이 유리해질 것이다. 노동비용 상승은 부담이지만, 동시에 낡은 인사관리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기업들이 실제로 정규직 채용 확대보다 외주와 프로젝트형 인력을 얼마나 늘릴지다. 둘째, AI와 자동화 투자가 단순한 비용절감 수단을 넘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지다. 셋째, 근로자 재교육과 직무 전환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베트남 노동시장은 더 유연하고 생산성 높은 구조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기준급여 인상은 베트남 기업에 비용 압박을 주는 동시에, 경영방식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다.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을 단순한 부담으로만 받아들이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이를 계기로 조직을 재설계하고, 기술을 도입하고, 인재의 질을 높인다면 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베트남 기업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은 사람을 뽑는 데서가 아니라, 사람과 기술을 더 똑똑하게 결합하는 데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2026년 1월 1일부터 베트남 최저임금 인상… 지역별로 최대 35만 동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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