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7
베트남 최대 부동산 개발사 Vinhomes가 베트남 내 신규 프로젝트용 토지 확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Vingroup 회장 팜녓브엉 (Phạm Nhật Vượng)이 이끄는 Vinhomes는 그동안 베트남 대형 도시개발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런 기업이 “더 이상 베트남에서 신규 토지은행을 확대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사업 조정이 아니라,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구조 변화와 Vingroup의 글로벌 전략 전환을 함께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Vinhomes 이사회 의장 팜 티에우 화 (Phạm Thiếu Hoa)는 최근 인터뷰에서 Vinhomes가 현재나 미래에도 베트남 부동산 시장을 독점할 의도도,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팜녓브엉 회장의 지시에 따라 Vinhomes가 베트남에서 새로운 토지은행을 더 이상 개발하지 않고, 이미 보유하고 있거나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결정이 Vinhomes의 베트남 부동산 시장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팜 티에우 화 의장은 Vinhomes가 기존처럼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되, 이제는 “양적 확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즉, 더 많은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확보한 프로젝트의 1㎡당 부가가치를 높이고 주거환경과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겠다는 뜻이다.
Vinhomes가 이런 결정을 내린 첫 번째 이유는 이미 충분한 토지은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팜 티에우 화 의장에 따르면 Vinhomes는 여러 해 동안 법적 절차를 마무리하고 프로젝트를 준비해왔으며, 현재 보유한 토지만으로도 향후 5~7년간 개발을 지속할 수 있다. 베트남 부동산 개발에서 토지 확보와 인허가 절차는 가장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Vinhomes가 이미 상당한 규모의 개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신규 토지를 무리하게 추가할 필요가 낮다는 의미다.
두 번째 이유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다. Vinhomes는 앞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다니는 데 인력과 자본을 계속 투입하기보다, 현재 보유한 프로젝트를 제대로 건설하고 판매하며 좋은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과거처럼 단순히 땅을 많이 확보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실제 개발 품질과 운영능력, 도시 서비스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팜 티에우 화 의장은 부동산 프로젝트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강조했다.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가 실행되면 건설, 자재, 상업, 서비스 등 수천 개 기업이 가치사슬에 참여하고,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로젝트가 완공되어 입주가 시작되면 투자, 사업, 소비 기회도 함께 확대되고,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확보에도 기여한다.
이 발언은 Vinhomes가 단순한 주택 개발사가 아니라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플랫폼형 개발사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Vinhomes의 대형 프로젝트는 주거단지만이 아니라 학교, 병원, 쇼핑몰, 공원, 교통, 상업시설을 결합한 복합도시 형태가 많다. 따라서 프로젝트 하나가 지역경제와 소비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렇다면 신규 토지 확보를 중단하면 Vinhomes가 베트남 1위 부동산 개발사로서의 우위를 잃는 것일까. 팜 티에우 화 의장은 이에 대해 현재 보유한 토지은행만으로도 Vinhomes가 시장 1위 지위를 유지할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동시에 Vinhomes가 스스로 확장 속도를 늦추면 다른 부동산 기업들이 시장 경쟁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고, 더 건강하고 다양한 부동산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분은 매우 흥미롭다. 그동안 Vinhomes는 베트남 대형 주거·도시개발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왔다. 이런 기업이 “우리가 모든 시장을 차지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것은 시장 독점 논란을 의식한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동시에 정부와 시장에 “Vinhomes는 양적 팽창보다 품질과 가치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Vinhomes가 베트남에서 신규 토지 확보를 멈춘다고 해서 Vingroup의 도시개발 사업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Vingroup 생태계는 최근 해외에서 대형 도시개발과 인프라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원문에 따르면 Vingroup은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도시개발, 전기교통, 의료, 교육, 관광,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 텔랑가나(Telangana)주에서는 Vingroup이 약 30억 달러 규모의 다분야 생태계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계획은 약 2,500헥타르 부지에 스마트시티, 전기교통, 의료, 교육, 관광, 재생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시개발 분야에서는 약 1,080헥타르 규모의 Vinhomes Smart City를 조성하고, 약 20만 명의 주민을 수용하는 대도시를 개발한다는 구상이 제시됐다.
이 프로젝트는 저층·고층 주거, 국제 수준의 편의시설,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결합한 모델로 소개됐다. 베트남에서 Vinhomes가 축적한 대형 도시개발 경험을 인도 시장에 이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인도는 인구 규모와 도시화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에, Vingroup 입장에서는 베트남보다 훨씬 넓은 성장공간을 찾는 전략적 시장이 될 수 있다.
또한 2026년 4월 Vingroup은 인도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와도 약 6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연구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 분야는 도시개발, 전기교통, 재생에너지, 공공인프라 등이다. 뭄바이 광역권 개발기관 자료에 따르면, 협력 범위에는 Mumbai 3.0/KSC New Town 같은 잠재력 높은 지역에서 약 1,000헥타르 규모의 통합도시 개발과 대규모 전기교통 솔루션 도입이 포함된다.
아프리카에서도 움직임이 있다. 2025년 10월 Vingroup과 콩고민주공화국 수도 킨샤사(Kinshasa) 당국은 도시개발과 녹색교통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Vingroup 발표에 따르면 양측은 약 6,300헥타르 규모의 강변 대도시 개발을 연구하고, 30만 대 이상의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며, 전기버스 네트워크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킨샤사 강변 대도시는 주택, 빌라, 병원, 학교, 쇼핑센터, 호텔, 여가시설을 포함하는 복합도시로 소개됐다. 2026년 2월 Vingroup의 또 다른 발표에서도 킨샤사 당국과 Vingroup이 약 6,300헥타르 규모의 강변 대도시 프로젝트를 연구·개발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이 다시 언급됐다.
이 흐름을 종합하면, Vinhomes의 베트남 내 토지 확보 중단은 부동산 사업 축소라기보다 “국내에서는 보유 프로젝트의 질적 고도화, 해외에서는 새로운 성장공간 탐색”이라는 이중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베트남 내에서는 이미 충분한 토지은행을 확보했기 때문에 더 이상 경쟁적으로 땅을 늘릴 필요가 줄었고, 해외에서는 인도와 아프리카처럼 도시화 수요가 큰 시장에서 Vingroup식 복합도시 모델을 실험하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성숙화와도 연결된다. 과거 베트남 부동산 개발은 “누가 더 많은 토지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법적 절차, 인프라 연계, 자금조달, 소비자 신뢰, 운영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이제는 토지은행의 양보다 프로젝트의 완성도와 현금흐름, 생활서비스 품질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Vinhomes가 5~7년치 토지은행을 확보했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실적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보유 프로젝트를 얼마나 잘 개발하고 분양하며, 실제 거주 만족도를 높이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법적 병목, 채권시장 위축, 유동성 문제, 소비자 신뢰 저하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Vinhomes가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시장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Vingroup의 해외 도시개발이 실제로 얼마나 실행될 수 있느냐다. 인도와 아프리카의 대형 프로젝트는 규모가 매우 크고 성장 잠재력도 높지만, 동시에 법적 절차, 토지 정리, 인프라, 금융조달, 정치·행정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양해각서 체결은 시작일 뿐이며, 실제 투자 승인, 자금 집행, 착공, 분양, 운영까지 이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Vingroup이 해외 대도시 개발과 전기교통, 재생에너지, 의료, 교육을 함께 묶어 제안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 부동산 기업이 아니라, VinFast 전기차, Vinhomes 도시개발, Vinmec 의료, Vinschool 교육, 에너지·충전 인프라를 결합한 생태계 수출 모델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Vinhomes의 국내 토지 확보 중단 선언은 베트남 부동산 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Vinhomes가 신규 토지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면 다른 개발사들이 토지 확보와 프로젝트 개발 기회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Vinhomes가 기존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하면 해당 프로젝트의 품질과 속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Vinhomes의 신규 토지 중단이 경쟁 완화인지, 선택과 집중인지, 또는 해외확장을 위한 재원 배분인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Vinhomes의 주가와 실적을 평가할 때 단순히 신규 토지 확보 여부만 보면 안 된다. 보유 토지은행의 위치와 법적 상태, 분양 가능성, 현금흐름, Vingroup 생태계와의 연계, 해외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 부채와 자본조달 여건을 함께 봐야 한다. 원문에 제시된 VHM 주가는 2026년 6월 17일 오후 2시 45분 기준 135,000동으로, 약 7,700원 수준이다. 다만 주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 변동된다.
결국 Vinhomes의 결정은 충격적이지만, 전략적으로는 이해 가능한 변화다. 이미 충분한 토지은행을 확보한 상황에서 무리한 확장보다 프로젝트 품질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Vingroup은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대형 도시개발과 녹색교통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해외 성장축을 모색하고 있다.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다음 국면은 “누가 더 많은 땅을 갖고 있는가”보다 “누가 더 좋은 도시를 만들고,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Vinhomes가 이번 선언을 실제 품질 개선과 현금흐름 강화로 연결한다면, 베트남 1위 부동산 개발사로서의 위치는 유지될 수 있다. 반대로 해외 프로젝트가 과도하게 커지고 국내 프로젝트 실행력이 떨어진다면, 시장은 더 엄격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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