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1
베트남 휘발유 오토바이 시장이 전동화 흐름 속에서도 아직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베트남 오토바이제조사협회(VAMM)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즉 1월부터 3월까지 5개 회원사의 판매량은 72만 9,121대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VAMM 회원사는 Honda Vietnam, Yamaha Motor Vietnam, SYM Vietnam, Piaggio Vietnam, Vietnam Suzuki 5개사이며, 이번 수치는 생산량이 아니라 베트남 내 판매량 기준이다.
이 숫자는 꽤 의미가 크다. 최근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내연기관 이륜차 규제와 저배출구역 논의가 빨라지고 있고, 전기오토바이 전환도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2026년 1분기 휘발유 오토바이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 베트남 대중 시장에서는 전기오토바이가 휘발유 오토바이를 완전히 대체하는 단계까지는 아직 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은 몇 가지로 읽을 수 있다.
첫째, 기존 휘발유 오토바이 업체와 대리점들이 공격적인 할인과 판촉으로 수요를 방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인기 차종의 대리점 프리미엄이 예전보다 줄어들면서 실구매 부담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셋째, 전기오토바이에 관심은 커졌지만 충전, 배터리, 중고가치, 사용 습관 문제 때문에 아직 내연기관을 선호하는 소비층이 넓게 남아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성장을 곧바로 “휘발유 오토바이 시장의 완전한 회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비교 기준 때문이다. VAMM 수치는 5개 주요 제조사 판매량이긴 하지만, 베트남 전체 이륜차 시장 전체를 100% 포괄하는 수치는 아니다. 반대로 전기오토바이 쪽에서는 VinFast가 2026년 3월 한 달에만 13만 5,000건 이상 주문을 받고, 9만 3,000대 이상을 출고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단일 기업 실적으로도 매우 큰 규모이며, 전동화 수요가 이미 대중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휘발유 오토바이 판매 증가”와 “전기오토바이 확산”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베트남 이륜차 시장 전체 파이가 아직 크고, 교체 수요와 신규 수요가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즉 지금의 시장은 내연기관이 갑자기 무너지는 단계가 아니라, 내연기관과 전기가 동시에 팔리면서 시장 주도권이 이동하는 과도기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정책 일정도 이 흐름을 이해하는 핵심이다. 총리 결정 13/2026/QĐ-TTg는 2026년 4월 2일 공포됐고, 2026년 5월 16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이 결정은 오토바이와 스쿠터의 배출가스 기준 적용 로드맵을 정한 문서인데, 하노이와 호찌민시 등 중앙직할시의 실제 적용 시작 시점은 2027년 7월 1일이다. 나머지 중앙직할시는 2028년 7월 1일, 나머지 성·시는 2030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다시 말해 2026년 현재는 규제 방향은 분명해졌지만, 대규모 실사용 규제가 아직 본격 시행되기 전 단계다. 그래서 휘발유 오토바이 판매가 당장 급감하지 않는 것도 자연스럽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보면, 이 규제 로드맵이 앞으로는 휘발유 오토바이 신차 판매를 일정 기간 떠받칠 가능성도 있다. 오래된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계속 타기 어려워질수록 일부 소비자는 전기오토바이로 바로 넘어가겠지만, 또 다른 소비자는 배출 기준을 충족하는 신형 휘발유 오토바이로 갈아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즉 2026~2027년은 전기오토바이의 성장기이면서 동시에 신형 저배출 휘발유 오토바이의 마지막 교체 수요가 살아나는 시기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오토바이 쪽이 더 유리한 구조다. 유가 변동성, 대도시 저배출구역 정책, 충전 인프라 확대, 보조 프로모션, 배터리 교환과 같은 서비스 모델이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VinFast처럼 가격 인하, 무료 충전, 배터리 지원, ‘휘발유에서 전기로 교체’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내세우는 기업은 앞으로 시장 점유율을 더 빠르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내연기관 업체들은 단기 판촉으로 버틸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규제와 소비자 인식 변화라는 이중 압박을 받게 된다.
정리하면, 2026년 1분기 베트남 휘발유 오토바이 판매 8.3% 증가는 내연기관 시장이 아직 생각보다 강하다는 신호다. 하지만 이 숫자가 전동화 흐름의 약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지금 베트남 이륜차 시장은 내연기관이 마지막 교체 수요를 흡수하는 동안, 전기오토바이가 정책과 소비 트렌드의 지원 속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이중 구조에 들어가 있다.
진짜 분기점은 2027년 7월 1일 이후다. 그때부터 하노이와 호찌민시에서 배출가스 규제와 저배출구역 운영이 본격화되면,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중심도 더 빠르게 전기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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