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12
2025년 베트남 기업 매출 지형은 여전히 국영 에너지·연료 기업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여준다. 민간기업의 성장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국가가 지배하거나 영향력을 가진 대형 기업들이 베트남 경제의 핵심 축을 차지하고 있다.
원문에 따르면 2025년 베트남 국내 기업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23개 기업의 총매출은 약 3,800조 동 (약 210조 원) 에 달했다. 이 가운데 베트남국영석유가스그룹(PVN), 베트남전력공사(EVN), Petrolimex, Vinacomin 등 4개 국영기업의 매출만 약 1,744조 동 (약 99조 원)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23개 기업 매출의 약 46%에 해당한다.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기업은 베트남국영석유가스그룹(PVN) 이다. PVN의 2025년 매출은 약 651조 동 (약 37조 원)으로 집계됐다. PVN은 석유·가스 탐사, 생산, 정유, 에너지 개발 등 베트남 에너지 산업의 핵심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베트남 경제에서 에너지와 자원 산업이 여전히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는 분야임을 보여준다.
2위는 베트남전력공사(EVN)로, 매출은 약 646조 동 (약 36.8조 원)에 달했다. PVN과 EVN의 매출 차이는 크지 않다. 이는 석유·가스와 전력이 베트남 산업화와 도시화, 제조업 성장의 기반이 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베트남이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자제품, 전기차, 배터리 등 전력 소모가 큰 산업을 유치할수록 EVN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Petrolimex와 Vinacomin도 4대 국영 매출 기업에 포함됐다. Petrolimex는 베트남의 대표 석유 유통 기업이고, Vinacomin은 석탄과 광물 분야를 담당하는 대형 국영기업이다. 이 4개 기업이 전체 상위 23개 기업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베트남 경제에서 에너지, 연료, 전력, 광물 분야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
민간 부문만 따로 보면 1위는 빈그룹(Vingroup)이다. 빈그룹의 2025년 매출은 약 332조 동 (약 18.9조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명단에 포함된 여러 은행의 매출, 즉 총영업수익을 합친 것보다도 큰 규모로 설명된다. 빈그룹은 부동산, 전기차, 유통, 관광, 의료, 교육, 첨단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베트남 대표 민간그룹이다.
빈그룹의 매출 규모는 베트남 민간기업이 어느 정도까지 대형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특히 VinFast를 중심으로 전기차와 글로벌 제조업에 도전하고 있고, Vinhomes를 통해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빈그룹은 베트남 민간경제의 상징적 기업이지만, 동시에 막대한 투자와 부채, 글로벌 확장 리스크를 함께 안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빈그룹 뒤에는 Viettel이 자리했다. Viettel의 2025년 매출은 약 220조 동 (약 12.5조 원)이다. Viettel은 군통신산업그룹으로, 베트남 통신시장의 핵심 기업이자 디지털 인프라, 사이버보안, 국방기술, 해외 통신사업까지 확장한 대형 국영 기술기업이다. 빈그룹과 Viettel 사이의 매출 차이는 100조 동 이상 (약 5.7조 원 이상)이다. 이는 에너지 분야를 제외하면 매출 300조 동 이상에 도달한 베트남 기업이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위 23개 기업 중 은행은 7곳이다. Agribank, BIDV, VietinBank, VPBank, Vietcombank, MB, Techcombank가 포함됐다. 전체 기업 수 기준으로는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은행의 경우 일반 제조기업과 달리 ‘매출’ 대신 총영업수익이 사용됐다. 이들 은행의 총영업수익은 전체 명단 매출의 약 14%를 차지했다.
은행권의 비중은 베트남 경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역할을 보여준다. 베트남 기업과 개인은 여전히 은행 대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자본시장보다 은행 중심 금융 구조가 강하다. 이 때문에 대형 은행들은 경제 성장, 신용 확대, 기업 투자, 소비 금융 확대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는다. 다만 은행의 외형 성장은 부동산 대출, 부실채권, 금리 부담, 신용 리스크와 함께 봐야 한다.
민간기업 가운데 또 주목되는 기업은 모바일월드그룹(MWG)과 호아팟(Hòa Phát)이다. 두 기업은 각각 약 156조 동 (약 8.9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여러 대형 국영상업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며,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대부분의 기업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모바일월드그룹(MWG)의 매출은 전국적 유통망의 힘을 보여준다. MWG는 휴대폰·전자제품 유통에서 출발해 가전, 식품소매, 생활소비재 유통까지 확장해왔다. 특히 베트남 전역에 촘촘한 매장 네트워크를 구축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 것이 매출 규모 확대의 핵심이다. 베트남 내수소비가 성장할수록 MWG 같은 대형 유통기업의 영향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호아팟은 베트남 최대 민간 제조업 기업 중 하나다. 철강을 중심으로 농업, 부동산, 산업단지 등으로 사업을 넓혀왔다. 156조 동 규모의 매출은 호아팟이 베트남 산업 생산 부문에서 민간기업으로서 얼마나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베트남이 공공투자, 인프라 개발, 산업단지 확장, 도시화에 속도를 낼수록 철강과 건설자재 수요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2025년 베트남 최대 매출 기업 23곳의 구성을 보면 세 가지 특징이 뚜렷하다.
첫째, 국영 에너지·연료 기업의 외형이 압도적으로 크다. PVN, EVN, Petrolimex, Vinacomin은 국가 기간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매출 규모도 다른 업종을 크게 앞선다. 둘째, 은행권은 기업 수 기준으로 가장 강한 존재감을 보인다. 셋째, 빈그룹, MWG, 호아팟 같은 민간 대기업은 베트남 민간경제의 대형화를 상징한다.
이 자료는 베트남 경제의 ‘외형 권력 지도’를 보여준다. 매출 상위권은 에너지, 전력, 연료, 은행, 대형 유통, 철강, 부동산이 주도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첨단 제조업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의 큰 축은 에너지 인프라와 전통 대형 산업, 금융에 있다는 뜻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매출과 이익의 차이다. 매출이 크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에너지·전력 기업은 매출 규모가 크지만 정책가격, 원가 변동, 공공성 부담을 안고 있다. 유통기업은 매출이 커도 마진이 낮을 수 있다. 반면 은행이나 부동산 기업은 매출 지표보다 이익, 순이자마진, 자산건전성, 프로젝트 인식 방식 등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기업을 평가할 때는 매출 순위와 이익 순위를 함께 비교할 필요가 있다.
빈그룹이 민간 부문 1위를 유지했다는 점은 베트남 민간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빈그룹과 다른 민간기업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베트남에서 매출 300조 동 이상, 즉 약 17조 원 이상을 기록하는 민간기업은 아직 매우 제한적이다. 이는 베트남 민간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초대형 기업층은 아직 두껍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베트남 경제가 더 균형 있게 성장하려면 에너지와 은행 중심 구조를 넘어, 제조업 고도화, 첨단기술, 물류, 헬스케어, 교육, 디지털서비스, 소비재 분야에서도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키우는 기업들이 더 많이 등장해야 한다. 특히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배터리, 전자부품, 전자상거래 물류 같은 분야는 향후 새로운 대형 기업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결국 2025년 베트남 최대 매출 기업 23곳의 총매출 약 3,800조 동 (약 217조 원)은 베트남 경제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PVN, EVN, Petrolimex, Vinacomin 등 4대 국영기업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민간에서는 빈그룹이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경제의 다음 과제는 이처럼 집중된 매출 구조를 더 다양한 산업과 민간기업으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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