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3
베트남 세무당국이 은행과 결제기관의 납세자 계좌 정보 제공 의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세금 투명성을 높이고, 탈세와 세수 누락을 막기 위해 금융거래 정보 관리 체계를 강화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6월 3일 베트남 세무국은 조세관리법 세부 시행령 최신 초안에 따르면, 은행, 결제중개기관, 국제카드사는 납세자의 결제계좌 정보를 세무당국에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상 거래가 발견되어 확인이 필요한 경우, 이들 기관은 세무당국과 협력해야 한다.

세무국은 “시행령 초안은 신용기관의 정보 제공 책임을 폐지하지 않았다”며, 이 규정은 조세관리법 108/2025호를 이행하기 위해 계속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일부에서 “재무부가 은행의 납세자 계좌 정보 제공 의무를 삭제했다”는 취지의 정보가 나온 데 대해, 세무당국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초안에 따르면 은행과 결제기관이 제공해야 하는 정보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계좌 소유자의 이름, 생년월일, 주소, 세금식별번호, 거주 국가, 계좌번호, 계좌 개설일과 폐쇄일 등이 포함된다. 이는 납세자의 신원과 계좌 보유 현황을 세무당국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본 정보다.
여기에 더해 은행은 거래 건수, 거래 금액, 거래 내용,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 계좌 잔액, 계좌에서 발생한 소득 등도 제공해야 한다. 계좌 소유자뿐 아니라 위임받은 사람, 공동계좌 소유자, 수익자, 관련 당사자의 정보도 제공 범위에 포함된다. 즉, 세무당국은 단순히 계좌 존재 여부뿐 아니라 실제 자금 흐름과 관련자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또한 은행은 자금세탁방지 규정에 따라 비정상적이거나 의심스러운 거래를 보고해야 한다. 이는 세무 관리와 자금세탁 방지 체계가 점점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 초안에는 은행이 정보를 얼마나 자주 제공해야 하는지, 어떤 범위의 납세자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기준은 아직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무국은 이러한 정보 제공 의무가 세무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납세자의 금융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과세 형평성을 확보하고, 세금 회피와 부정행위를 예방하며, 국가예산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온라인 판매, 개인사업자 거래, 플랫폼 기반 소득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융거래 정보는 과세 당국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번 논의는 최근 베트남에서 강화되고 있는 세금 투명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베트남은 전자세금계산서 확대, 개인사업자 정액세 폐지, 온라인 플랫폼 세무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연 매출이 일정 규모를 넘는 개인사업자와 온라인 판매자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 계좌와 실제 매출 흐름을 연결해 보는 제도적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납세자와 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은행 계좌 정보와 거래 내역은 개인과 기업의 금융 프라이버시와 직접 연결된다. 따라서 정보 제공 범위, 활용 목적, 보관 기간, 접근 권한, 개인정보 보호 장치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회적 불안과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일부 개인사업자들이 전자세금계산서와 계좌 추적을 부담스러워하며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세무 투명화는 필요하지만, 제도가 지나치게 급격하게 시행되거나 설명이 부족하면 사업자들이 공식 금융시스템을 피하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결제 확대와 비현금 경제 전환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베트남 세무국의 입장은 베트남 경제가 비공식 거래에서 더 투명한 과세 체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이나 개인사업자는 앞으로 계좌 거래, 전자세금계산서, 매출 신고, 온라인 결제 기록이 세무관리와 더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전자상거래, 프랜차이즈, 유통, 식음료, 부동산 임대, 컨설팅, 온라인 서비스 분야에서는 실제 매출과 계좌 입금 내역, 세금 신고 내용이 불일치할 경우 세무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베트남에서 법인을 운영하거나 개인사업을 하는 경우, 회계자료와 은행거래 내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세무 신고 기준을 명확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다만 세무당국도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세수 확보와 탈세 방지는 중요한 정책 목표이지만, 금융정보 제공 제도가 납세자를 과도하게 감시하는 장치로 인식되면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 제도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정보를 많이 모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법적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안전하게 활용하는 데 달려 있다.
결국 이번 시행령 초안은 베트남 세무행정이 더 정교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 결제중개기관, 국제카드사를 세무관리 체계 안으로 더 깊이 연결하려는 시도다. 앞으로 관건은 세금 투명성, 개인정보 보호, 금융시스템 신뢰, 사업자 부담 완화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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