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02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SEVT)이 베트남에서 직접전력구매계약(DPPA)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첫 기업 고객이 됐다. 이는 베트남 전력시장과 외국인 투자기업의 ESG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6월 1일, 베트남 국가전력시스템 및 전력시장 운영회사(NSMO)는 TTC 득후에 2 태양광발전소가 베트남 경쟁 도매전력시장에 공식 참여하고, 동시에 국가 전력망을 통한 직접전력구매계약(DPPA) 메커니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 발전소는 베트남에서 국가 전력망을 통해 DPPA에 공식 참여한 첫 발전사업자가 됐다.

이번 계약의 기업 구매자는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SEVT)이다. SEVT는 삼성의 베트남 내 핵심 생산 거점 중 하나로, 스마트폰과 전자제품 생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계약을 통해 SEVT는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하는 첫 대형 기업 고객이 되며, 글로벌 제조기업의 탄소 감축 전략이 베트남 전력시장 제도 변화와 실제로 연결된 첫 사례가 됐다.
SEVT에 공급되는 재생에너지는 떠이닌성에 위치한 득후에 2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된다. 이 발전소의 설계 용량은 49MWp, 교류 기준 41.4MWac다. 이번 DPPA 계약에 따라 SEVT는 연간 약 70GWh의 태양광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1만 7,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설명된다.
환경적 효과도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간 약 4만 6,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과 같은 글로벌 제조기업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단순한 이미지 개선 차원을 넘어, 공급망 탄소 감축, RE100 대응, 글로벌 고객사 요구 충족과 직접 연결된다.
DPPA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대규모 전력 소비자가 전기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기업이 전력을 주로 전력공사를 통해 구매했지만, DPPA가 시행되면 대형 전력 소비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국가 전력망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 경쟁 촉진을 동시에 목표로 한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 3월 3일 시행령 57/2025/NĐ-CP를 통해 DPPA 제도를 규정했다. 이 제도는 2013년 총리 결정 63/2013/QĐ-TTg에 따라 추진되어 온 베트남 전력시장 발전 로드맵의 연장선에 있다. 이번 TTC 득후에 2 태양광발전소와 SEVT의 참여는 그동안 제도적으로 준비되어 온 직접전력거래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번 거래는 베트남 산업무역부의 경쟁 도매전력시장 운영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관련 규정으로는 시행규칙 16/2025/TT-BCT와 36/2025/TT-BCT가 언급된다. 즉, 이번 계약은 단순한 민간 협약이 아니라 베트남 전력시장 제도 안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된 구조다.
이번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베트남에 진출한 제조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수요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삼성, LG, 애플 공급망 기업, 전자·섬유·신발·가구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로부터 탄소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받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그동안 재생에너지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녹색전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DPPA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베트남의 산업단지와 수출 제조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조달 전략을 더 명확하게 세울 수 있다. 특히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맺어 전력비 안정성과 탄소 감축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삼성이 첫 기업 고객이 됐다는 점도 상징성이 크다. 삼성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 중 하나이며, 베트남 수출과 제조업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기업이 DPPA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른 글로벌 기업과 현지 대기업에도 강한 신호를 줄 수 있다. 앞으로 베트남의 전자, 섬유, 신발, 물류, 데이터센터 업종에서도 유사한 계약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도 DPPA는 중요한 정책 수단이다. 베트남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고, 전력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력망 부담과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이라는 과제가 있지만, 기업의 직접 구매 수요를 활용하면 재생에너지 투자 유인을 높이고 민간 자본을 전력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다만 DPPA가 성공적으로 확산되려면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전력망 접속과 송전 용량이 충분해야 한다. 둘째, 계약 가격, 전력 정산 방식, 전력망 사용료, 재생에너지 인증서 처리 방식이 명확해야 한다. 셋째, 발전사업자와 구매기업 모두 장기 계약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산업단지와 대형 공장들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번 계약은 한·베 산업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과거 한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주로 제조, 조립, 수출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에너지 전환, 탄소 감축, 재생에너지 조달, ESG 경영이 함께 중요해지고 있다. 삼성의 DPPA 참여는 베트남 제조업이 글로벌 친환경 공급망 기준에 맞춰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결국 TTC 득후에 2 태양광발전소와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의 직접전력구매계약은 베트남 전력시장 개방의 첫 실전 사례다. 이 계약이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 베트남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대형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전력시장 모델을 확대할 수 있다. 동시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향후 재생에너지 조달과 탄소 감축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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