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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도이머이 후 40년, 1인당 GDP 세계 185위에서 ‘상승하는 용’으로..

보다비엣 : 베트남을 보다 2026. 5. 27. 22:59

2026/05/26

 

베트남 경제는 지난 4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을 이룬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1980년대 초반 베트남은 중앙계획경제 체제 아래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1인당 GDP는 연간 125~200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베트남은 세계 188개국 중 185위에 해당하는 최빈국 그룹에 속했다. 그러나 1986년 도이머이(Đổi mới,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한 이후, 베트남은 점차 시장경제와 국제경제 통합을 결합한 성장 모델로 전환했다.

 

도이머이는 단순한 경제정책 조정이 아니었다. 베트남 내부에서는 기존의 계획경제 방식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졌고, 1986년 12월 제6차 베트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역사적인 전환이 결정됐다. 이때 베트남은 관료적 보조금 중심의 중앙계획경제에서 사회주의 지향 시장경제로 방향을 바꾸고, 세계경제와의 통합을 본격화했다.

1995년 8월 5일 하노이에서 워런 크리스토퍼(Warren Christopher)미국 국무장관과 응웬마잉껌(Nguyễn Mạnh Cầm)외교장관은 베트남-미국 외교관계를 공식적으로 수립하는 의정서를 체결하였다 / 사진: 베트남통신사

 

당시 베트남은 물가 불안도 극심했다. 한때 연간 인플레이션이 700%를 넘을 정도였고, 월간 인플레이션이 약 9%에 달한 시기도 있었다. 베트남은 이를 잡기 위해 예금금리를 물가상승률보다 높게 설정하는 ‘양의 실질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당시 베트남은 자체적으로 화폐를 충분히 찍어낼 여건도 부족해 소련에 인쇄를 의존해야 했고, 그 비용도 상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12% 수준까지 끌어올려 시중 자금을 은행으로 흡수했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국민의 통화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거시경제 안정과 함께 베트남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기 시작했다. 1987년 베트남은 첫 외국인투자법을 제정했고, 1991년 호치민시에서 열린 외국인투자포럼에서는 국제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자산을 강제로 몰수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지 않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이는 베트남이 폐쇄경제에서 개방경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였다.

 

베트남은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인식하면서도, “열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선택을 했다. 이 결정이 이후 수십 년간의 성장 기반이 됐다. 외국 자본과 기술이 들어오면서 제조업과 수출산업이 확대됐고, 국내 기업과 노동자들도 새로운 생산 방식과 시장경제 경험을 축적하기 시작했다.

 

도이머이 이후 약 40년이 지난 현재, 베트남 경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 2016~2025년 기간에만 베트남의 GDP 규모는 거의 두 배로 커졌고, 5,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1인당 국민소득도 도이머이 초기의 극히 낮은 수준에서 5,000달러 이상으로 증가했다. 과거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베트남이 이제는 세계 32대 경제권에 포함되는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대외경제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베트남은 현재 세계 20위권의 무역·외국인투자 유치 국가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봉쇄와 금수조치의 영향을 받던 나라였지만, 2024년 10월 기준 60개 이상의 파트너와 17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이는 베트남이 단순한 저임금 제조기지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무역 체계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산업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과거 베트남의 국내 생산은 주로 기초 생활필수품을 충족하는 수준에 가까웠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은 세계적인 쌀 수출국이자 전자제품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삼성, 인텔, LG, 폭스콘 등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들어서면서 전자·ICT 제조업이 성장했고, 농업도 단순 생산을 넘어 수출 산업으로 발전했다.

 

응우옌 딘 꿍 (Nguyễn Đình Cung) 박사는 지난 40년 도이머이의 성공 비결을 “생산력의 해방”과 “각 경제 주체가 발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것”에서 찾았다. 이는 국가가 모든 것을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기업, 외국기업, 개인, 지역경제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열어준 것이 핵심이었다는 뜻이다.

 

응우옌 마이 (Nguyễn Mại) 교수는 베트남이 농업 중심 경제에서 산업과 서비스 중심 경제로 강하게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인투자는 단순히 자본을 공급한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 구조를 바꾸고 국민이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해외에서 들어오는 송금과 국내 축적 자본이 결합되면서 수많은 베트남 민간기업이 탄생했다.

 

과거에는 대형 교량, 도로, 산업단지 같은 프로젝트 대부분이 외국 자본과 기술에 의존했다. 그러나 이제는 베트남 기업들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직접 시공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 빈그룹 (Vingroup), 선그룹 (Sun Group), 호아팟 (Hòa Phát) 같은 민간 대기업은 인프라, 부동산, 철강, 산업단지, 자동차, 전기차,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흐름은 베트남 경제가 FDI 의존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 중심의 성장 단계로 이동해야 한다는 과제와도 연결된다. 베트남은 FDI의 역할을 부정할 수 없지만, 앞으로는 국내 기업이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해외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지 않고, 베트남 기업이 기술, 브랜드, 자본, 글로벌 시장 진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 비엣텔 (Viettel), EVN, PVN 같은 대형 국영·민간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빈그룹은 미국 시장에 투자하며 전기차, 전기버스, 첨단기술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또한 빈그룹이 운영하는 국제 과학상 빈퓨처 (VinFuture)는 매년 500만~600만 달러 규모의 상금을 수여하며, “베트남의 노벨상”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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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도 베트남의 변화를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5월 2일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Takaichi Sanae)는 베트남 방문 후, 베트남이 새로운 시대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협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베트남을 하노이의 또 다른 이름인 “탕롱(Thăng Long)”, 즉 “상승하는 용”에 비유하며, 최근 베트남의 발전 속도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이 베트남을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베트남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으며, 많은 일본 기업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해왔다. 동시에 국제정세가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베트남은 전략적 자율성을 중시하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외교 노선을 펼치고 있다. 이는 베트남이 단순한 제조기지를 넘어, 동남아시아의 전략적 경제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의 40년 도이머이는 한국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베트남은 저임금 생산기지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내수시장, 산업 고도화, 디지털 전환, 인프라 개발, 첨단 제조, 친환경 산업, 금융시장 개방까지 다양한 기회가 존재하는 경제권으로 성장했다. 특히 베트남이 FDI에 의존하면서도 국내 대기업과 민간기업을 키우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한·베 경제협력의 성격도 바꿀 수 있다.

 

다만 베트남의 성장이 앞으로도 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1인당 GDP 5,00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는 중진국 함정, 생산성 향상, 노동력 고도화, 기술 자립, 자본시장 발전, 법치와 행정 투명성, 환경·에너지 문제 같은 더 어려운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FDI 중심 수출모델에서 국내 기업 중심의 혁신경제로 이동하려면 교육, 연구개발, 금융, 제도개혁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베트남의 40년 도이머이는 “가난한 계획경제 국가가 어떻게 세계 경제의 중요한 생산·무역 거점으로 올라섰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185위 수준의 1인당 GDP에서 출발한 베트남은 이제 세계 32대 경제권, 주요 수출국, FDI 유치국,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성장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상승하는 용”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40년 동안 생산성, 기술력, 국내 기업 경쟁력, 제도적 신뢰를 더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s://cafef.vn/gdp-binh-quan-tung-xep-thu-185-188-viet-nam-dan-tro-thanh-nen-kinh-te-nhu-rong-bay-len-the-nao-188260526135156517.c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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