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0
베트남이 국가브랜드를 이야기할 때, 이제는 단순한 외형 성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 2025년 베트남 국가브랜드 가치는 5,196억 달러로 세계 32위를 기록했고, 전체 교역 규모도 9,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 국가브랜드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 수는 2003년 30개에서 2024년 190개로 크게 늘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베트남의 국가브랜드는 분명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지점은 그 다음이다. 기사에서 지적하듯, 국가브랜드 가치가 커졌는데도 상위 100대 기업 브랜드 총가치는 오히려 14% 감소한 384억 달러에 그쳤다. 이 대목은 베트남 경제가 “양적으로는 커졌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약하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국가 차원의 브랜드 이미지는 좋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세계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가는 베트남 기업의 힘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바로 OEM 중심 구조다. 베트남 기업들은 생산 능력 자체가 약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 안에서 가공과 조립 같은 저부가가치 영역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설계 역량을 의미하는 ODM,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OBM 역량은 아직 제한적이다.
결국 베트남 기업이 많이 만들기는 하지만, 브랜드·디자인·시장 지배력에서 가져가는 몫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야기다. 특히 기사에서 인용된 수치처럼 FDI 부문이 2023년 기준 베트남 전체 수출의 77%를 차지했다는 점은, 국내 기업이 아직 글로벌 가치사슬의 중심에 서지 못했다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2026~2030년의 과제는 단순한 “Made in Vietnam” 확대가 아니라, “브랜드를 가진 베트남 기업”을 얼마나 키울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제시한 중장기 로드맵도 이 흐름과 맞닿아 있다. 2026~2030년에는 국가브랜드 인증 제품 1,000개를 목표로 하고, 2030~2035년에는 세계 500대 브랜드 안에 5~10개 베트남 기업을 올려놓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국가브랜드 순위를 세계 25위권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기 목표로 제시된다. 이 목표는 단순한 홍보 사업이 아니라, 베트남 기업의 산업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인가. 기사에 따르면 베트남 산업통상부는 크게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는 디지털 전환과 녹색 전환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같은 기술을 생산과 관리에 실제로 적용하고, 동시에 국제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제시장 전략의 고도화다. FTA 활용, 지식재산권 보호,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확대를 통해 해외 진출 방식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셋째는 베트남 고유의 문화적 가치와 정체성을 브랜드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결국 국가브랜드는 제품 품질만이 아니라, 기술·지속가능성·문화 서사가 함께 쌓여야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기사에서 나온 “Go Global” 프로그램도 같은 맥락이다. 2026~2030년 동안 1만 회 규모의 기업 교육, 1,000개 기업의 국제화 전략 지원, 최소 100개 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심화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이제 국가브랜드 정책이 단순한 인증제도를 넘어 기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베트남은 브랜드를 결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략의 핵심 과정으로 보기 시작했다.
결국 베트남 국가브랜드의 진짜 시험대는 앞으로다. 수치상 브랜드 가치가 커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베트남 기업이 OEM에서 ODM, 다시 OBM으로 얼마나 올라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더 많은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국가브랜드는 더 이상 외부 홍보용 슬로건이 아니라, 베트남 경제의 경쟁력과 산업 성숙도를 보여주는 실질적 지표가 되고 있다.
정리하면, 베트남 국가브랜드의 다음 단계는 “국가 이미지 강화”가 아니라 “기업의 실질 경쟁력 고도화”다. 결국 앞으로의 승부는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보다, 누가 설계하고, 누가 브랜드를 소유하고, 누가 소비자의 선택을 직접 끌어내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베트남이 진짜로 세계 상위권 브랜드 국가로 올라서려면, 이제는 양적 확대보다 질적 전환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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