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자상거래 수수료 인상에 규제기관 개입 촉구… “소상공인 생존 위협”
2025/03/24
베트남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이 거래 수수료 인상을 예고하면서, 당국에 조속한 개입과 관리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디지털 유통 생태계를 위해 플랫폼, 판매자, 소비자 모두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수료 급등… 판매자 이탈 가속
- Shopee는 오는 4월 1일부터 수수료를 기존 0.5%~6%에서 최대 10%까지 인상한다고 밝혔다.
- TikTok Shop도 일반 판매자의 수수료를 3% → 4%, 몰(Mall) 판매자는 최대 7.7%까지 인상할 예정이다.
- 동시에 프로모션 축소 및 지원정책 축소도 진행되며, 소상공인들의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
리서치 기업 Metric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Shopee, Lazada, TikTok Shop, Tiki, Sendo 등 베트남 5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연간 총 매출은 약 320조 동(약 18 조 원) 로 37% 증가했지만, 주문을 발생시킨 판매자 수는 20% 이상 감소했다. 약 16만 5천 개의 판매점이 플랫폼을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자들: "수익 압박, 가격 인상 불가피"
하노이 하동구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쩐 미 하인(Trần Mỹ Hạnh)은 “플랫폼 수수료가 인상되면서 매장 판매가보다 온라인 판매가가 더 비싸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가격을 올리면 경쟁력을 잃고, 안 올리면 수익이 없으니 다른 판매 채널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자 응우옌 하이 아인(Nguyễn Hải Anh)은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를 합치면4월 이후 주문당 약 12~15%가 비용으로 나가게 된다”며 “이미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상황에서 마진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선택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육아용품 판매자 응우옌 아잉 뚜언(Nguyễn Anh Tuấn)은 “수익의 18% 이상을 수수료로 내고 있고, 여기에 광고, 배송, 출금 수수료까지 합치면 실제 부담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판매자들은 Shopee, Lazada 같은 플랫폼을 떠나 Facebook이나 자체 채널(D2C) 로 이동하고 있다. 직접 홍보하고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 경우 포장, 디자인, 광고 등 추가적인 부담도 수반된다.
당국 “투명성 부족 시 제재”… 벌금 최대 4천만 동
산업통상부 전자상거래·디지털경제국의 호앙 닌(Hoàng Ninh) 부국장은 “수수료 인상은 반드시 사전 고지되어야 하며, 불투명한 정책 변경은 행정 위반으로 간주된다”고 경고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위반 시 벌금 2,000만 ~ 4,000만 동(약 115 만 ~ 230만 원) 이 부과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법 초안을 준비 중인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도 “대부분의 판매자는 소규모 개인 사업자로, 플랫폼과의 협상력이 낮고 불리한 정책 변화에 노출돼 있다”며, 판매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을 당국에 요청했다. 특히 데이터 접근권 보장, 불공정한 계정 정지 방지, 조건 변경 시 협의 의무화 등이 핵심 제안사항이다.
경제학자 응우옌 민 퐁(Nguyễn Minh Phong) 전 연구소장은 “수수료 인상 자체는 시장 원리에 부합할 수 있지만, 서비스 품질 개선이 병행돼야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판매자들의 수익성 악화와 이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투명성 제고와 사전 고지 의무를 강조하며 감시 강화를 예고했고, 전문가들은 플랫폼의 수익 극대화 전략이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판매자 보호정책의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